1. 향과 효능의 조화, 허브의 세계를 이해하자
허브는 단순한 식용식물이 아니라 향기·치유·인테리어 효과까지 갖춘 다기능 식물이다.
특히 도시농업이나 베란다 텃밭에서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고, 비교적 관리가 쉬워 초보자에게 인기가 높다. 허브의 가장 큰 매력은 향이다. 바질의 달콤한 향, 로즈마리의 청량한 향, 민트의 상쾌한 향, 타임의 허브향, 세이지의 따뜻한 향은 각각 다른 감성을 자극한다. 이러한 향은 식탁 위의 요리를 풍미 있게 만들 뿐 아니라,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해충을 쫓는 자연 방충제 역할도 한다.
허브는 공통적으로 햇빛과 통풍을 좋아하며, 물빠짐이 좋은 흙에서 잘 자란다. 하지만 각 품종마다 생장 속도, 물 요구량, 햇빛 필요량이 다르기 때문에 ‘한 화분에 여러 허브를 심는 방식’보다는 개별 화분 재배가 더 효과적이다.
이 글에서는 가장 인기 있고 활용도가 높은 바질, 로즈마리, 민트, 타임, 세이지 다섯 가지 허브의 특성과 재배 요령을 비교해 본다.
2. 바질과 로즈마리 – 향긋함과 강인함의 대비
먼저 바질(Basil) 은 허브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고 빠르게 자라는 식물’로 꼽힌다.
햇빛을 좋아하고 온도 20~30도 사이에서 잘 자라며, 4주 만에 수확이 가능하다.
잎이 부드럽고 향이 강하며, 파스타나 샐러드, 피자 등 서양 요리에 자주 사용된다.
물은 하루에 한 번 흙이 마르면 주되, 과습을 피해야 한다. 바질은 잎을 자주 따줘야 향이 유지되며, 꽃대가 생기면 잎 성장이 멈추므로 꽃대는 초기에 제거해야 한다.
바질의 향은 해충을 쫓는 효과도 있어 다른 식물 옆에 두면 해충 방제에 도움이 된다.
반면 로즈마리(Rosemary) 는 지중해성 기후를 좋아하는 강인한 허브다.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며, ‘햇빛 6시간 이상’이 필수다.
잎은 바늘처럼 얇고 단단하며, 은은한 송진 향이 난다.
로즈마리는 공기정화 효과가 뛰어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아로마테라피 허브로도 유명하다.
단점은 성장 속도가 느리고 과습에 매우 약하다는 점이다.
물을 줄 때는 흙이 완전히 말랐을 때만 주어야 하며, 겨울에는 실내로 들여 따뜻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결국 바질이 ‘빠른 성과형 허브’라면, 로즈마리는 ‘시간이 만들어내는 향기’다.
이 두 허브는 재배 난이도와 성장 패턴이 극명하게 대비되어, 초보자와 중급자 모두에게 배움의 폭을 넓혀준다.

3. 민트와 타임 – 번식력과 균형의 허브
민트(Mint) 는 거의 모든 환경에서 잘 자라는 ‘생명력 최강 허브’다.
습한 곳에서도 번식력이 강하고, 뿌리가 빠르게 퍼지기 때문에 단독 화분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
햇빛이 적은 실내에서도 자라지만, 간접광이 하루 4시간 이상 필요하다.
물을 좋아하지만 과습은 피해야 하므로, ‘촉촉하되 젖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민트는 수확 주기가 짧고 향이 강해 차, 음료, 디저트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냄새 제거와 상쾌한 공기 정화 효과로 베란다용 허브로 매우 인기 있다.
타임(Thyme) 은 반대로 건조한 환경을 좋아하는 허브다.
햇빛이 풍부한 옥상이나 창가에서 잘 자라며, 통풍이 중요하다.
잎이 작고 향이 진하며, 항균·항산화 효과가 높아 육류 요리나 소스에 자주 사용된다.
타임은 물을 적게 주는 대신 흙의 배수성이 좋아야 한다.
흙이 오래 젖어 있으면 뿌리 썩음병이 생기므로, 모래가 섞인 배양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타임의 잎은 손으로 살짝 문질러도 향이 퍼지며, 실내에서는 천연 방향제 역할도 한다.
민트가 “확산하는 생명력”이라면 타임은 “균형과 절제의 허브”라 할 수 있다.
이 두 허브를 비교하며 키우면, 물 관리와 통풍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4. 세이지 – 고급 향과 강력한 치유력의 허브
세이지(Sage) 는 고대부터 약용식물로 사랑받아온 허브다.
이름의 어원은 라틴어 salvare(치유하다)에서 왔을 만큼, 항균·항염 효과가 뛰어나다.
잎은 벨벳처럼 부드럽고 은빛이 감도는 회녹색을 띠며, 향은 따뜻하고 묵직하다.
요리에서는 고기 요리의 누린내를 제거하거나 버터소스에 풍미를 더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세이지는 햇빛이 많을수록 향이 진해지며, 하루 최소 5시간 이상 직사광선을 필요로 한다.
단, 여름철에는 강한 햇빛에 잎이 탈 수 있으므로 한낮에는 살짝 차광하는 것이 좋다.
물은 흙이 바싹 마른 후에만 주어야 하며, 겨울철에는 과습을 피하기 위해 배수성을 확보해야 한다.
세이지는 다른 허브보다 성장 속도가 느리지만, 향과 효능은 매우 강력하다.
심리적 안정, 집중력 향상, 공기 정화 효과가 있어 “힐링용 허브의 대표” 로 불린다.
소형 화분에 한두 그루만 있어도 실내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줄 정도다.
바질과 민트가 일상적인 향이라면, 세이지는 ‘깊이 있는 여운’을 남기는 허브다.